서울 전셋값 급등, 임대 아파트 선택의 기준이 바뀌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보증금은 7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이상 오른 수치다. 강남과 서초 일대는 전세 보증금이 20억 원을 넘는 물건이 즐비하다.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에 거의 근접하면서 '집을 사지 못해 임대 아파트에 머무는'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임대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큰 고민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전세는 목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권 전용 84㎡ 기준 전세 보증금은 수억 원에 달해 신용대출까지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둘째,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돌아서는 수요가 몰리면서 월세도 가파르게 올랐다. 셋째, 외국인이나 신혼부부처럼 정보가 부족한 계층은 보증금 사기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언어 장벽과 제도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거주자도 적지 않다.
전세·반전세·월세 비교와 지역별 시세
계약 방식을 선택할 때는 보증금과 월세의 균형을 따져야 한다. 아래 표를 통해 세 가지 임대 방식을 한눈에 비교해 보자.
| 구분 | 전세 | 반전세 | 월세 |
|---|
| 보증금 | 매매가의 50~80% (수억 원대) | 매매가의 25~40% | 수백만 원~수천만 원 |
| 월세 | 없음 | 시세의 절반 수준 | 시세 그대로 |
| 장점 | 고정 지출 없음, 목돈 마련 시 유리 | 보증금 부담 절충 | 초기 자금 부담이 낮음 |
| 단점 | 목돈 필요, 대출 이자 부담 | 월세 부담은 여전 | 매달 지출, 관리비 추가 |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 씨(42)는 최근 집주인에게 전세 보증금 인상 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몇 년 전 8억 원대였던 전셋값이 최근 14억 원대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까지 동원해도 추가 자금 마련이 어려워 결국 반전세로 전환하는 선택을 했다. 실제로 올해 전세는 5% 넘게, 월세는 3%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직장인이라면 월세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외국인 거주 비중이 높은 지역의 원룸 기준 보증금은 500만3000만 원, 월세는 60만150만 원 수준이다. 서울 임대 아파트 월세 시세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강남권은 보증금 2000만7000만 원, 월세 80만160만 원이며, 마포·은평·종로 등 서북권은 보증금 1000만5000만 원, 월세 55만120만 원이다. 노원·동대문·성북 등 동북권은 보증금 1000만4000만 원, 월세 45만10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경기 남부는 보증금 500만4000만 원, 월세 45만95만 원이며 인천은 보증금 500만2500만 원, 월세 35만75만 원이다. 직장과의 거리를 감안해 선택지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할 핵심 절차와 지원 제도
임대차 계약은 서두르지 말고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 첫 번째로 등기부등본 열람이다. iros.go.kr에서 1000원이면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부동산의 소유주가 계약자와 동일한지, 근저당권 설정 금액이 보증금보다 크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한다. 두 번째는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다. 계약 후 14일 이내에 동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임차권이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세 번째는 보증금 보험 가입이다. HUG, SGI 등 기관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안전하다. 외국인 아파트 렌트 계약이라면 이 절차를 더 꼼꼼히 챙겨야 한다.
관리비도 놓치면 안 된다. 아파트 관리비는 단지에 따라 월 8만20만 원 선이며, 전기·가스가 포함되기도 하고 별도로 청구되기도 한다. 계약 전 관리비 고지서를 꼭 확인하자. 중개수수료는 서울 기준 임대차 계약 금액의 0.30.6% 수준이다. 계약 전 중개사무소에 명확한 금액을 문의하고 영수증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신혼부부라면 행복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 같은 공공임대 지원 제도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신혼부부 임대 아파트 청약 자격과 소득 기준이 까다롭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H 청약센터에서 신청 가능하다.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전환 시점에는 보증금 반환 문제가 불거지기 쉽다. 계약 만료 2~6개월 전부터 집주인과 대화를 시작해 보증금 반환 일정을 명확히 조율하고, 보증금 반환 특약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도 안전장치가 된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무작정 목돈을 구하기보다 월세, 반전세, 공공임대까지 다양한 옵션을 비교해 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등기부등본 열람과 확정일자처럼 사소해 보이는 절차가 내 보증금을 지키는 최고의 보험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한국살이의 첫걸음인 임대차 계약, 차근차근 준비하면 든든한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