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와 비수기, 최대 325만원 차이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의 결혼서비스 계약금액을 분석한 결과, 예식이 몰리는 성수기(36월, 912월)의 평균 결혼 비용은 2156만원으로 집계됐다. 비수기(1·2·7·8월)는 1954만원. 두 시기의 차이는 약 202만원에 달한다. 월별로 보면 4월이 평균 2238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1월은 1913만원으로 가장 저렴해 최대 325만원까지 벌어졌다.
이 차이를 만든 주범은 예식장 비용이다. 결혼식장 중간가격은 성수기 1610만원, 비수기 1250만원으로 360만원가량 차이 났다. 식대도 만만치 않다. 최소 보증 인원은 두 시기 모두 200명으로 같았지만, 1인당 식대는 성수기 6만원, 비수기 5만5000원으로 총액에서 적지 않은 격차를 만든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이 있다. 성수기에는 하객 규모가 커지고 가격대가 높은 예식장으로 계약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단순한 단가 차이를 넘어 선택지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다. 날짜에 얽매이지 않는 예비부부라면 비수기 예식은 부담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 된다.
지역별 격차와 드메 트렌드
지역별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 강남 지역의 평균 결혼 비용은 346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 외 서울은 2892만원, 경기는 1909만원이었다. 경상 지역은 1284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수도권에서 예식장을 찾는 예비부부라면 같은 예산으로도 지역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역별 시세는 '결혼식장 견적' 뒤에 지역명을 붙여 검색하면 최근 계약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결혼 준비 방식도 변하고 있다. 스튜디오 촬영을 제외하고 드레스와 메이크업만 계약하는 드메 비중이 1년여 사이 11%에서 19.2%로 늘었다. 드메 패키지 중간가격은 160만원으로, 스튜디오 촬영이 포함된 스드메 패키지(292만원)보다 132만원가량 저렴하다. 스튜디오 대신 두 사람의 일상을 담는 커플 스냅이나 야외 스냅을 선택하는 커플이 늘면서 예식의 의미를 자신들의 이야기에 맞게 재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드메 수요가 늘면서 관련 상품 가격도 오르는 추세여서 계약 전 실제 견적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예식 유형별 비교표
| 구분 | 중간가격대 | 이런 커플에게 | 장점 | 유의점 |
|---|
| 성수기 예식장 패키지 | 1600만원대 | 날짜가 이미 정해진 커플 | 인기 예식장 선택 가능 | 식대·부대비용 추가 부담 |
| 비수기 예식장 패키지 | 1250만원대 | 일정 조정이 가능한 커플 | 대관료·식대 부담 감소 | 한여름·한겨울 날씨 고려 |
| 스드메 패키지 | 292만원 | 스튜디오 컷을 원하는 커플 | 다양한 컨셉 촬영 가능 | 촬영·수정 기간 고려 |
| 드메 패키지 | 160만원 | 실용적인 준비를 원하는 커플 | 비용 절감, 일정 단축 | 촬영 컷 수 제한 확인 |
표에서 보듯 예식장과 촬영 구성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총비용은 크게 갈린다. 두 항목을 묶어 계약하면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어, 각각 따로 견적을 받아본 뒤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비부부를 위한 실전 조언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예식 시기를 정하기 전에 예산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다. 견적을 비교할 때는 대관료만 볼 것이 아니라 식대와 필수 추가 항목을 포함한 총액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한국소비자원도 같은 당부를 내놓는다.
비수기 할인을 적극 활용할 만하다. 결혼준비대행업체 150곳 가운데 68곳, 약 45.3%가 비수기 할인이나 성수기 외 촬영 할인 같은 일정 기반 할인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예식장 계약 전에 이런 조건을 먼저 물어보면 생각보다 큰 금액을 아낄 수 있다.
올해 1월에 결혼한 김 모 씨(33)의 사례를 보자. 원래 4월 예식을 계획했지만 견적을 비교하다 비수기 할인 조건을 발견하고 예식을 앞당겼다. 예식장 대관료와 식대에서 아낀 금액으로 신혼여행 경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김 씨는 "날짜를 조금만 유연하게 생각하니 선택지가 훨씬 넓어졌다"고 말했다.
스몰웨딩이나 가족 예식 같은 대안도 고려 대상이다. 하객 규모를 줄이면 식대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예식 후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하는 식사형 예식이나 한복만 입고 진행하는 전통 혼례를 선택하는 커플도 늘고 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취소 수수료, 추가 인원 비용, 음향·조명 사용료 같은 세부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자. 나중에 발생하는 예상 밖의 비용이 예산을 흔드는 경우가 많다.
마무리하며
결혼식 비용은 한 번에 큰돈이 나가는 만큼 사전 계획이 중요하다. 같은 예식이라도 시기를 비수기로 옮기고, 스튜디오 촬영을 생략하거나, 지역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수백만원의 차이가 생긴다. 드메 계약 증가는 무조건 아끼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예비부부의 태도를 보여 준다.
예식 준비는 정답이 없는 과정이다. 성수기에 많은 하객을 부르는 전통 예식이 좋을 수도, 비수기에 가족만 모이는 조용한 예식이 좋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의 기준이 아니라 두 사람의 상황에 맞는 선택이다.
견적을 비교할 때는 여러 곳을 방문해 총액 기준으로 따져 보길 권한다. 웨딩박람회나 결혼 준비 커뮤니티에서 최근 계약 사례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식장 계약 전에는 비수기 할인 여부와 추가 비용 항목을 꼭 확인하고, 계약서에 모든 조건을 명시하는 습관을 들이자.
결혼식은 하루의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그 시작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앞날도 달라진다. 비용 부담을 줄인 만큼 결혼 후의 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으로 여유 있는 결혼 준비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