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당뇨병 임상시험이 늘고 있는 이유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당뇨병 유병률이 높은 편입니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당뇨병 인구가 늘면서 치료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습니다. 혈당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중 관리, 심혈관 보호, 췌장 베타세포 기능 회복까지 함께 노리는 신약들이 임상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진행 중인 당뇨병 임상시험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최근 승인된 사례만 봐도 마리드바트 카프라글루타이드(Maridebart Cafraglutide, AMG 133)를 평가하는 3상 시험이 대표적입니다. 이 약물은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로,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을 함께 기대하는 후보물질입니다. 임상시험 기간은 2025년 6월부터 2027년 8월까지이며 국내 목표 참여자 수는 76명을 포함해 총 999명입니다.
이런 임상시험은 단순히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을 넘어,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당뇨병 임상시험 참여,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임상시험 참여를 고려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자신이 대상자 선정 기준에 맞는지입니다. 각 시험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 조건을 요구합니다.
-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성인
- 특정 연령 범위(보통 19세 이상, 일부 시험은 65세 이상 포함)
- 체중 및 체질량지수 기준 충족(예: 과체중 또는 비만)
- 특정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반대로 제외 기준도 있습니다. 제1형 당뇨병, 중증 합병증,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경우, 최근 다른 임상시험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경우는 참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활성 대조약을 쓰는 시험에서는 기존 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할 수 있어 담당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김포에 사는 40대 직장인 박 씨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박 씨는 3년 전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고 경구약을 복용했지만 HbA1c 수치가 목표치를 넘어서는 날이 많았습니다. 내분비내과 의사의 권유로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되었고, 6개월간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받으며 정기 검진을 받았습니다. 박 씨는 "혈당 강하 효과가 확실히 체감됐고, 무엇보다 연구진이 매달 혈액검사와 상담을 꼼꼼하게 해줘서 안심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약물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위약군에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상시험 비교표로 살펴보는 주요 특징
| 구분 | 최근 국내 진행 3상 시험 사례 | AI 기반 자가관리 중재 시험 |
|---|
| 대상 질환 | 비만 또는 과체중 동반 제2형 당뇨병 | 40세 이전 조기 발병 제2형 당뇨병 |
| 시험 단계 | 3상 | 무작위 대조 시험(RCT) |
| 주요 기관 |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10개 기관 | 충남대병원, 카카오헬스케어 협력 |
| 투여 방식 | 용액주사제(월 1회 또는 격주) | AI 모바일 앱 + 가상 인간 코칭 |
| 시험 기간 | 2025년 6월 ~ 2027년 8월 | 12주 프로그램 |
| 장점 | 신약에 조기 접근, 정밀 검진 지원 |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환자에게 적합 |
| 단점 | 위약 배정 가능성, 주사제 부작용 위험 | 약물 효과가 아닌 생활습관 개선에 초점 |
| 이 표는 참여를 결정하기 전에 시험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약물을 평가하는 시험인지, 생활습관 중재를 평가하는 시험인지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다릅니다. | | |
임상시험 참여 절차, 이렇게 진행됩니다
한국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 가지 단계를 꼼꼼히 거쳐야 합니다.
첫째, 임상시험 정보를 확인합니다. 질병관리청 산하 한국임상시험참여포털(trialforme.konect.or.kr)에서 식약처 승인 목록과 모집 중인 시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험 이름, 실시 기관, 대상자 선정 기준, 시험 기간이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near me' 방식으로 가까운 병원을 찾고 싶다면 포털에서 실시기관 주소를 확인한 뒤 해당 병원 내분비내과에 문의하면 됩니다.
둘째, 병원 내분비내과에서 사전 검진을 받습니다. 임상시험에 등록된 병원을 직접 방문해 혈액검사, 신체검사, 병력 확인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 연구간호사가 시험의 목적, 위험성, 예상되는 부작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동의서 작성을 진행합니다.
셋째, 무작위 배정과 투약이 시작됩니다. 참여 자격이 확인되면 실험군 또는 대조군(위약 또는 기존 약)으로 배정됩니다. 이후 정해진 일정에 따라 병원을 방문해 투약과 검사를 반복합니다. 대부분의 시험에서 교통비와 검진 비용을 지원하며, 일부 시험은 소정의 참여 수당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넷째, 중도 포기도 가능합니다. 임상시험은 언제든지 본인의 의사로 중단할 수 있습니다. 중단으로 인해 이후 진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법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참여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임상시험은 치료의 연장선이 아니라 연구 활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아직 효과와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약물을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 항목을 꼭 확인하세요.
- 위약군에 배정될 확률은 얼마인지
- 기존에 복용하던 당뇨약을 중단해야 하는지
- 시험 기간 중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보상 체계
- 시험 종료 후 신약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연장 시험 존재 여부)
부산에 거주하는 60대 환자 최 씨는 당뇨병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저혈당 증상으로 중도 포기한 경험이 있습니다. 최 씨는 "연구진이 신속하게 조치해줘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부작용 가능성을 더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반대로 광주에서는 50대 여성 환자가 1년간 임상시험에 참여하며 HbA1c를 8.2%에서 6.8%까지 낮춘 사례도 있습니다. 임상시험의 성과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배정받은 군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역별 참여 가능한 주요 병원
수도권에는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강북삼성병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이 있습니다. 충청권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충남대학교병원, 영남권은 영남대학교병원과 경북대학교병원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병원의 내분비내과 외래에서 임상시험 참여 여부를 문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임상시험이 항상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집이 완료되면 해당 시험은 포털에서 '모집완료'로 표시됩니다. 평소 관심이 있었다면 정기적으로 포털을 확인하거나 가까운 대학병원 내분비내과에 연구 참여 가능 여부를 문의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임상시험 참여, 현명한 선택을 위한 마무리 조언
당뇨병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최신 약물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시험 기간 동안 전문 의료진의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반면 위약 배정 가능성,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 시간과 통원 부담 같은 현실적인 고려 사항도 있습니다.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하기 전에 담당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고, 가족에게도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한국임상시험참여포털에서 해당 시험의 승인 여부와 실시 기관을 확인하세요. 여러분의 참여가 곧 더 나은 당뇨병 치료제가 국내 환자에게 도달하는 데 작은 힘이 될 수 있습니다.